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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소리의 전설 강도근 명창 구술판소리-춘향가 수궁가 흥보가 TOPCD-189 비매품
 ㆍ 아티스트: 전북대학교, 남원시
 ㆍ 음반사 : 탑예술기획/TOP-ARTS
 ㆍ 음반번호: TOPCD-189
 ㆍ 발매일: •Manufactured by TOP ARTS/Seoul Media 11.2021.KOREA www.gugakcd.com
 ㆍ 녹음: 1991.10.11. 전주
 ㆍ 디렉터: •Director : 양정환 TOP ARTS (음제1442호) / P&C Yang Jeong-hwan www.gugakcd.com
 ㆍ 비고: 원고/정회천 신은주 영문/김유석 디자인/무송
 ㆍ 판매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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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판소리 <남원소리의 전설 강도근 명창>-춘향가.수궁가.흥보가-

 

* 남원시 국악 아카이브 선집(1) 정회천 국악자료 Namwon city's gugak archive selection (1) Courtesy of Jeong Hoecheon

 

 

1. 대담 송판판소리의 계승” 5:43

 

2. 단가 <백발가> 3:02

 

3. 춘향가 <적성가> 10:22

 

4. 대담 판소리 수련과 활동”8:19

 

5. 수궁가 <세상경치> 13:30

 

6. 대담 남원의 동편제판소리” 4:53

 

7. 홍보가 <제비노정기> 7:30

 

8. 대담 일고수이명창”2:14 55:46

 

* 소리.대담:강도근. 대담.:정회천. 해설:신은주. 마스터링:김병준.

 

* 기획제작:전북대학교 남원시. 녹음일시 장소 1991. 10.11. 전주

 

* 해설서 내용 :

 

정회천 소장 자료

<강도근 구술과 판소리-춘향가, 수궁가, 흥보가->를 발간하며

 

정회천(전북대 교수)

 

 

남원시 국악 아카이브 선집(1)으로 필자의 소장자료 <강도근 구술과 판소리-춘향가, 수궁가, 흥보가->를 발간하게 되었다. 이번 음반에 수록되는 자료는 19911011일 우진문화공간에서 제1<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공연에서 강도근 명창이 흥보가 완창 공연에 앞서, 오전에 진행된 대담이다.

 

강도근은 남원시 향교동에서 1918년 출생하여, 평생을 남원에 거주하며 1996년 타계하기까지 남원의 판소리를 이끌었던 명창이다. 그는 김정문, 송만갑, 유성준 등에게서 동편 소리를 학습하였으며, 임방울, 조학진에게서 서편 소리도 학습하였다. 그러나 약간 쉰 듯한 수리성에 통성으로 질러내는 그의 성음은 동편 판소리의 진수이며, 특히 기교를 부리지 않고 질러내는 소리는 송만갑과 가장 닮았다고 평가된다.

 

강도근 명창은 판소리 흥보가로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기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이에, 그의 판소리는 흥보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승되었으나, 강도근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보유하였던 창자이다. 강도근의 판소리 중 그의 생전에 흥보가와 수궁가 두 바탕만 1990년 신나라에서 완창 음반을 발매하였고, 그 외의 소리는 안타깝게도 전바탕 음원이 남아 있지 않다. 특히 강도근의 춘향가는 희귀 음원으로, 1993년 삼성전자에서 LD로 제작된 혼의 소리-동편제의 거장 강도근<저건너><어사출도> 대목 녹음이 포함되었을 뿐이다. 본 음원에 강도근 춘향가의 초앞 대목인 <기산영수>, <동문밖>, <나귀안장>, <저건너> 네 대목 10분 분량의 소리가 담겨있는 점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음반이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남원시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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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 강도근과 그의 판소리

 

신은주(전북대 교수)

 

강도근의 생애와 예술

강도근의 본명은 강맹근(姜孟根)으로, 1918년 지금의 남원시 향교동에서 아버지 강원종과 어머니 이판녀 사이의 9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훌륭한 음악가를 많이 배출하였는데,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던 강백천(姜白川 1898~1982)은 그의 사촌 형이며,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 강정렬(姜貞烈 1950~ )은 당질로, 강도근의 작은 아버지의 아들이다. 그 외에도 강백천의 딸이자 강도근의 당질이 되는 강산홍(姜山紅)은 판소리 창자이고, 해방 직후 가야금산조로 활동했던 강순영(姜順令)은 강도근과 사촌간이다.

 

강도근은 음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나,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배운 것은 16(1933) 무렵으로 비교적 늦게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그의 첫 스승은 박중근으로, 몇 달간 단가 몇 편과 대목소리를 배웠고, 이어 김정문 문하에 들어가 약 2년간 <흥보가>, <심청가>, <적벽가> 등의 소리를 배웠다. 18세인 1935년에는 협률사 무대에 처음으로 서게 되었으나, 이내 활동을 접고 김정문에게 다시 소리 공부를 하였다.

 

21세 무렵(1937)에는 서울의 조선성악연구회에서 송만갑에게 2년간 소리를 배우는데, 이때 학습한 소리가 <춘향가>이다. 25(1942)에는 구례로 내려가 박만조(박봉술의 아버지)와 박봉채(박봉술의 형)에게 <춘향가><적벽가> 등 여러 소리를 배우는 한편, 독공을 통해 자신만의 소리를 개발하고 수련하였다. 35(1952) 무렵엔 유성준에게 <수궁가>, 임방울에게 <수궁가><적벽가>를 배웠으며, 하동의 이진영에게 <흥보가> 중 놀부 박타는 대목을 배웠다. 강도근은 해방을 전후하여 동일창극단, 조선창극단, 호남창극단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으나, 그의 적성에 맞지 않다 생각하고 바탕소리에 전념하여, 판소리 다섯 바탕에 모두 능하였다.

 

강도근은 1972년 남원국악원의 판소리 강사로 부임한 이래, 남원에 머물며 후진 양성에 주력하여 전인삼, 안숙선, 강정숙 등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었다. 판소리에 끼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1981한국국악협회 국악공로상’, 1985남원 시민의장 문화장’, 1986‘KBS 국악대상’, 1988자랑스러운 전북인의 상’, 1991남원 시립 국악원 공로상’, 1991옥관 문화 훈장’, 1992동리 대상등의 수상을 하였으며, 1988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기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음반으로는 1990년 신나라에서 <흥보가><수궁가>를 취입하였고, 평생 제자를 양성하다 199651378세를 일기로 남원시 향교동에서 타계하였다.

 

강도근의 판소리

강도근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보유하였던 창자이다. 그의 판소리 다섯 바탕의 계보는 이보형의 판소리유파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되고 있다.

 

춘향가: 김정문, 송만갑, 박중근, 박정연, 조상선의 제가 섞여 있음

흥보가: 초앞부터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가지는 김정문제, 놀보 박타는 대목은 이진영제

심청가: 김정문제

수궁가: 임방울제

적벽가: 박정연, 이진영, 임방울제가 섞여 있음

 

본 음반에는 강도근의 춘향가와 수궁가, 흥보가 음원이 각각 10분여씩 녹음되어 있다.

먼저, 강도근의 춘향가는 송만갑제로 알려져 있다. 조선성악연구회에서 2년간 송만갑에게 춘향가를 학습하였으며, 박봉술의 부친인 박만조와 박봉술의 형 박봉채에게도 춘향가를 학습하였기 때문이다. 강도근의 춘향가 사설이 정리되어 있는 강도근 5가전집에도 강도근의 춘향가는 송만갑제로 설명되어 있으며, 강도근의 제자들에게 도움을 받아 사설을 정리하였으되, 부족한 부분-<과거장> 대목부터 <농부가>까지-은 박봉술 춘향가의 해당 부분 사설을 가져왔다고 하였다.

 

한편, 이보형이 강도근을 면담하고 기록한 판소리유파에는 그의 춘향가가 여러 유파의 소리가 섞여 구성되었다고 하였으되, 초앞부터 <천자풀이>까지는 김정문제이고, <사랑가>는 박중근제이며, <이별가>, <신연맞이>, <기생점고>, <십장가>는 송만갑제이고, <옥중가>, <과거장>, <박석틔>, <어사출도>는 조상선제이며, 옥사정이 나오는 대목은 박정연제라 하였다. 본 음원에는 강도근 춘향가의 초앞 부분 <기산영수>, <동문밖>, <나귀안장>, <저건너> 대목이 담겨 있으되, 이 대목을 대상으로 강도근 춘향가의 특징을 살펴보면, 박봉술 춘향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초앞 부분에 이몽룡 내력을 강도근본에서는 진양조장단을 사용하여 소리로 부르나 박봉술은 아니리로 하고, <기산영수>는 강도근본에 비하여 박봉술본이 비교적 짧다. <동문밖> 대목은 강도근본에서는 중중모리장단으로 소리하나, 박봉술은 아니리로 간결하게 처리하고, <나귀안장>은 강도근본에 없는 사설이 박봉술창본에는 쓰인다.

 

또한, 강도근의 소리는 광한루에 도착하여 방자가 경치를 읊는 <저건너> 대목과 이도령이 경치를 읊는 <적성가> 대목을 진양조장단으로 이어 부르되, 박봉술본에는 <저건너>는 없고 <적성가> 부분만 존재한다.

 

강도근 춘향가와는 구별되는 박봉술 창본의 구성은 고제 동편 소리인 이선유창본과 역시 동편소리인 김세종제 및 장자백 창본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 초앞 부분에서 드러나는 강도근의 특징은 동편 춘향가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김연수제 춘향가와 닮아 있다. 그러나 이는 본 음원에 수록된 네 대목에 한정된 특징으로, 강도근 춘향가 전체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다만, 강도근은 오랜 기간 송만갑에게 춘향가를 학습하였으므로 송만갑제를 바탕으로 하되, 여러 스승에게서 영향을 받은 소리로서 동편 춘향가와는 다른 소리들이 섞여 있다고 하겠다.

 

강도근의 수궁가는 유성준제이다. 강도근은 유성준에게서도 수궁가를 배운 바 있으나, 대개는 임방울에게서 학습하였다. 이에, 강도근의 수궁가는 임방울본과 거의 일치하고, 유성준제 수궁가를 전하고 있는 정광수본과는 차이가 있다. 강도근은 1990년 신나라에서 이성근의 북반주로 수궁가 전바탕 음원을 발매하였다. 본 음원에는 강도근의 수궁가 중 <인적없난 녹수청산>부터 <우리 수궁 별천지라> 부분의 음원이 담겨 있다.

 

강도근의 흥보가는 동편제인 송만갑제 흥보가로, 김정문에게서 송만갑의 소리를 받았다. 김정문은 스승인 송만갑의 소리를 맛있게 개혁했다고 하며, 강도근 역시 김정문에게 소리를 배운 뒤 여러 스승에게 소리를 학습하며 그만의 특징을 만들어 내었다. 특히 강남중, 임방울 등의 영향으로 속조(俗調)로 바꾸어 부르며 동편제의 원형에서 변형되었다거나, ‘육자백이 성음이 섞여 있다’, ‘계면조 사용의 비중이 높다’, ‘우조 대목에서도 계면조 시김새를 많이 섞어 사용한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강도근은 대마디대장단의 기본 붙임새 사용과 통성으로 질러내는 성음이 특징으로, 소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동편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강도근은 1988년 판소리 흥보가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기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고, 그의 흥보가는 다섯 바탕 중 가장 활발하게 전승, 공연되고 있다. 본 음원에는 강도근의 흥보가 중 <흥보제비가 들어온다>부터 <흥보 문전을 당도> 부분의 음원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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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근 판소리 사설

 

<춘향가>

 

[아니리] 그때여 도련님이 부친따라 남원에 내려와 근근이 세월을 보내다가 일기 화창하야 남원 경치 구경갈 마음으로 방자를 불러서 묻는 말이 있드랍니다. “이얘 방자야, 내가 남원에 내려온지 수삼삭이 되얐으되 놀만한 승지를 못보았구나 어디어디 놀데가 더러 있는지 너 아는대로 자시 좀 가르쳐 다오” “아 공부허신 도련님이 글공부는 아니허시고 승지는 찾아 무엇 하실라요” “허허 니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하에 제일강산 쌓인게 글귀라 내 이를께 들어 봐라

 

[중중모리] 기산영수 별건곤 소부허유가 놀고 채석강 명월야에 이적선이도 놀아있고 적벽강 추야월에 소동파도 놀아있고 시상으 오류촌에 도연명이도 놀아있고 상산으 바돌뒤던 사호선생이 놀았으니 내또한 호협사라 동원도리 편시춘허지 아니 놀고 무엇허리 잔말 말고 네일러라

 

[아니리] “도련님 분부 그러하옵시면 남원 경치 대강 일러드리리다

 

[중중모리] 동문밖 나가면 금수청풍으 백구난 유랑이요 녹림간으 꾀꼬리 환우성 게서 울어 춘몽을 깨우난 듯 벽파상 떼오리는 왕왕히 침부하야 은린옥척을 입에물고 오락가락 노난 거동 평사낙안이 분명하고 선원사 쇠북소리 객선에 댕댕 울려 한산사도 지척이요 서문밧을 나가오면 괴룡산성 대복암과 만복사도 있사옵고 남문밧을 나가오면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이 있사오되 삼남의 제일 승지니 처분하여서 가옵소서

 

[아니리] “이얘 방자야, 거 니말을 듣고보니 남원의 광한루가 제일 좋을듯하구나. 광한루 구경가게 나구안장 얼른지여 삼문밖으로 대령시키도록 하여라” “

 

[자진모리] 방자 분부듣고 나구안장 짓는다. 홍영자강 산호편 옥안 금천 황금륵 청홍사 고운굴레 상모물려 덥벅달아, 앞뒤걸쳐 질끈매야 청청다래 은엽등자 호피도듬이 좋다. 채질을 툭쳐 이랴 이말 말 다령하였소. 도련님 호사헐제 옥골선풍의 고운얼굴 분세수 정히하고 긴머리 곱게따 갑사댕기를 드렸네. 성천통우주 접저고리 당모수 상침바지 외씨같이 고운발 극상세목에 버선지어고 남수갑사로 다님매아 진안모수 통행전 쌍문초 겹동옷이며 청정초막의 도복받쳐 당분합띠를 매고 등자딛고 선뜻올라 뒤를 싸고 나갈제, 쇄금당선 좌르르피여 일광을 개릴제 하릴없는 선동이라. 관도성남 너룬길 봉화에 나는 띠껼은 광풍좇아 펄펄 도화 점점 붉은꽃 보리향풍 뚝떨어져 쌍옥제변에 네발굽 걸음걸음이 상향이라. 일단선풍이 도화색 위절도 적토마가 이걸음을 당할소냐. 가련인마 생광후 만신견자수불애라 취과양주 귤만거라 두목지 풍채로구나 호호호거리고 나간다

 

[아니리] 도련님 광한루 당도하야 나구 등에 선듯내려 누각우에 올라서서 사방 경치를 살피더니 이얘 방자야, 내가 초행이라놔서 어디가 어딘줄 모르겠구나. 그저 자시 좀 일러다오방자 손을 들어서 남원경치 가르치는디

 

[진양] “저건너 보이난 산으로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내려 노던데요, 저집 이름은 영주각이라 하옵고 저산 이름은 방장산이라 하옵고 저 다리 이름은 오작교라 하옵네다도련님이 좋아라고 사방 경치를 살펴보더니 적성으 아침날은 늦인 안개는 띄여있고 녹수 저문봄은 화류동풍 둘렀난디, 요헌기구화최외는 임고대를 일러있고 자각단루 분조요난 광한루가 이름이로고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좋다. 오작교가 분명허면 견우직녀가 없을소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뉘가될까. 오날 이곳 화림중에 삼생연분을 만나를 보자

 

 

<수궁가>

 

[아니리] 이때여 퇴끼가 별주부어게 이 시상 경치를 대강 일러주난디

 

[중모리] “인적 없난 녹수청산 일모 황혼 저문 날의 월출동령으 잠을 깨니, 청림벽계 집을 삼고, 값이 없난 산과 목실 양식을 삼아서 감식허고, 신여부운 일이가 없어 명산 찾어서 완경헐 제, 여산 동남 오로봉과, 진국명산 만장봉과, 봉래, 방장, 영주 삼산이며, 태산, 중산, 영산, 화산, 만학천봉, 구월산과 삼각, 계룡, 금강산, 아미산, 수양산을 아니 본 곳 없이 모두 놀고, 곤륜산 높은 봉을 은은히 올라가서, 흑운을 박차고, 백운을 무릅쓰고 여산의 낙조경과 위수의 일출경을 완연히 심열헐 제, 등태산 소천하의 공부자의 대관인들 이어서 더하드란 말이냐? 밤이면 완월 구경, 낮이 되면 유산헐 적, 강산 풍경 흥미간의 지상선인이 나 뿐이라. 적송자 안기생을 나으 제자로 삼아두고, 이따금 심심하면 종아리 때려 가면서 노나니다.”

 

[아니리] 별주부가 가만히 듣더니, “대체 퇴생원 말을 듣고 보니 이 시상 경치 무궁첩첩이오 그랴. 그러나 퇴생원 얼굴을 가만히 보니 잘났어 잘났어. 발맵시가 오입쟁이요, 코가 유자코라. 단정한 선비같소 그려. 잘났소 잘났어.” 추어노니, 퇴끼란 놈 조아라고 이리 짜웃 저리 짜웃헐 제 다시 별주부가 말을 하난디, “퇴생원 내 본 것이 하나 있소.” “아 본 것이 있으면 말을 하시오.” “퇴생원은 잘나기는 잘났는디, 이 시상에 있고 보면 죽을 지경을 꼭 여덟 번을 당하것소.” 퇴끼란 놈 깜짝 놀래며 아 여보시오 초면에 무신 소리를 그렇게 하시오. 거 재미없는 소리를 그렇게 하쇼?” “아 거 꼭 그렇지요” “거 어찌 그렇단 말이요?” “내 그런 팔 삼자 팔란 내력을 내가 일러줄 터이니 들어보실라요?” “어디 한번 일러보시오 거 참 껄쩍찌끄리 멋이 없어 거.” 이 때여 별주부가 퇴끼란 놈 삼자팔란 내력을 일러주난디

 

[자진모리] “일개 한퇴 그대 신세 삼춘구추 다 지내고 대한 엄동 설한풍에 만학으 눈 쌓이고 천봉으 바람이 칠제, 화초목실이 바이없어 앵무 원앙이 끊쳤다. 어둑한 바우 밑에 새우등 꼬부리고, 발바닥 할짝할짝 더진 듯이 앉았을 제 채운편월의 무관수 초회왕의 원혼이요 일월고초에 북해상 소중랑 고생이로다. 거의 주려 죽을 퇴끼 엄동설한을 겨우 지내고, 벽도홍행 춘 이월 주린 구복을 채우랴고 이리저리 다닐 적에, 골골이 묻은 것은 엄착데기 목다래 봉봉이 섰난 건 매 받은 응주라. 목다래 채거드면 결항치사가 대랑대랑 제수 고기가 될 것이요. 몰이꾼 사냥개 반송잎 떡갈제 사이로 선뜻 뛰어갈 적, 퇴끼 놀래 호도독, 추월자 매 놓아라. 해동청 보라매 짓두루미 찌귀 공작이 망월 도리당사 툭 차고 방울채 떨렁 쭉지를 치고, 주먹을 박차고 수루루 펄펄 달려들어 그대 귓전 양 발로 땅그랗게 추켜들고 꼬부랑헌 주댕이로 양미간의 골치대목을 그저 팍 팍, 퇴끼 떼그르르르르르” “어 그분이 방정맞은 소리를 내 앞에 점점 하는디, 그러기에 뉘 게 있가디? 산 중등으로 다니제” “중등으로 다니는 퇴끼, 송하에 숨은 포수 오는 퇴끼를 놓으랴고, 불 잘 놓는 저 포수, 풀감투 풀삼을 입고, 방패 꿰미를 앞세우고 기척 없이 앉았을 때, 그대 몸이 얼른하면 상사 밤을 왜물 조총 화약 덮사실을 얼른 넣어, 반달같은 방아쇠 고추 같이 불을 얹어, 한 눈 재그리고 반만 일어서, 가는 퇴끼 징그려 보고 그저, 꾸루루루루루 탕!” 퇴끼 데그르르르르 구르며 , 그 분이 방정맞은 소리 허지 말래도 그저 내 앞에 점점 하는디, 그러기에 뉘 게 있가디? 시원한 들로 다니지요” “들로 닫는 퇴끼 초동 목동 아이들 몽둥이 들어메고, 들퇴끼 잡으러 가자. 없는 개 호구래니, 허둥지둥 도망갈 제 선술 먹은 초군이요, 그대 간장 생각하면 백등 칠일 곤궁하던 한 태조 간장, 적벽강 추야월에 소중랑 고상이라. 짜룬 꼬리를 샅에다 찌고 층암절벽 석산 틈에 정신없이 도망갈 제, 무신 정신으로 완월, 무신 정신으로 유산. 아까 안기생 적송자 종아리 때렸단 그런 거짓뿌렁이를 뉘 앞에다가 내어 씹나?”

 

[아니리] 퇴끼란 놈이 가만히 듣더니 대체 내 팔자 꼭 다들어 맞았소 그려. 거 어째서 내 팔자를 그렇게 잘 알아맞히쇼? 거 내 팔자는 그렇거니와 수궁 흥미나 좀 들었으면 좋겄소.” “아 우리 수궁 흥미야말로 말 헐수 없이 좋지요. 우리 수궁 흥미 이 얘기 듣고 좋으면 따라갈라고 그러시오?” “아 좋으면 따라가고 말고요.” “그러면 내 일러줄테니 들어보시오.”

 

[진양조] “우리 수궁 별천지라. 천양지간에 해위최대허고, 만물지중에 신위최령이라. 무변대해에 천여 칸의 집을 짓되, 유리 기둥, 호박 주초, 주란화객이 좌우로 벌였난디, 우리 용왕 즉위하사, 만족이 구시허고, 백성이 앙덕이라. 왕모 금병의 천일주와 천빈옥반에 담은 안주, 불로초 불사약을 싫도록 먹은 후에, 일등미색 갖은 풍악을 대홍선에다 가득 싣고, 자연거수 승거산이라. 요지로 돌아들 적, 칠백리 군사들은 물 속에 벌여 있고, 삼천 사장 해당화는 약수에 붉었난디, 해내 태평 청명 추강상에 어적 소리로 화답을 허고, 경수, 위수, 회수, 낙수, 양진, 포진, 혹거혹래, 이런 재미를 알았으면 이 세상에가 있을쏜가? 원컨대 퇴서방도 나를 따라서 우리 수국을 들어가면, 훨씬 좋은 저 풍골에 미인미색을 밤낮으로 다리고 만세동락을 헐 것이니, 염려 말고 같이 가세. 원일견지 수궁이라. 두말 말고 같이 가세.”

 

 

<흥보가>

 

[아니리] 이때여 흥보제비가 수 일만에 강남을 들어가니, 조종지망제는 강남이라. 각국에 날아갔던 제비 점고를 허는디. “대국 나갔던 명매기, 말년 조선에 흥보집에 나갔던 흥보 제비

 

[중중모리] 흥보 제비가 들어온다. 흥보 제비가 들어온다. 부러진 다리가 봉통가지가 져서 전동 거리고 들어오며, “이예제비 장수 호령허되, “이놈! 너는 어째하여 다리가 봉통가지가 졌느냐?” “, 아뢰리다. , 소조가 아뢰리다. 소조 운수 불길하야 만리 조선에 탄생하야, 날기 공부를 하옵다가 거중에 뚝 떨어져서, 대번에 다리가 자깍 부러져서 거의 죽게가 되았을 제, 어진 흥보씨를 만나 죽을 목심이 살았으니, 어찌하면 은혜를 갚소리까? 제발 통촉을 하옵소서.”

 

[아니리] “흥보 씨로 말하면 강남까지 유명한 분이로구나. 네 흥보 씨 은혜를 갚으랴면 명춘에 나갈 적에 보은표랑 박씨랑 하나 물어다 주면 이 은혜를 갚느니라.” 어느덧 삼동이 지나가고, 춘삼월이 방장하니, 흥보 제비가 보은표 박씨를 물고 흥보 집을 찾아 나오는디, 좋은 경치만 이리갔다 저리갔다 사방으로 돌아 댕기면서 귀가 하면서 나오겄다.

 

[자진모리] 흥보 제비가 나온다. 흥보 제비가 나와.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물고, 흑운을 박차고, 백운 무릅쓰고 거중에 둥실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쪽은 지척, 동해는 창망허구나. 축융봉을 올라가니 주작이 넘놀고, 상혁토 하혁토 오작교를 바라보니, 오초동남 가는 배는 북을 두리둥 두리둥 둥둥 어기야 어기야 어 저어가니, 원포귀범이 이 아니냐. 수벽사명양안태. 불승청원각비래라. 날아가는 저 기러기 갈순 하나를 입에다 물고 일점 이점에 뚝 떨어져 평사낙안이 분명. 백구 백로 짝을 지어 창파상에 왕래, 석양촌이 거깄노라. 회안봉을 넘어 황릉묘 들어가니 이십오현 탄야월에 반죽가지 쉬어 앉아 두견성 화답허고 봉황대 올라가니 봉거대공으 강자류라. 황학루를 올라가니 황학일거불부반의 백운천재공유유라. 금릉을 지내어 주사촌 들어가니 공숙창가도리개라. 낙매화를 툭 차 무연에 펄렁 떨어지고, 의주를 다달라 계명산을 올라가니 장자방 간 곳 없고, 남병산을 올라가니 칠성단이 빈 터요. 연조지간을 지내, 장성을 지나, 갈석산을 넘어 연경을 들어가니, 사 미륵이 백억이요. 요동 칠백리를 순식간 지내어, 의주를 다 지나, 압록강을 건너, 영고탑 통군정을 지내어, 안남산 밖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우령을 넘어들어, 부산 파발 환마고개 강동다리를 건너, 평양의 연광정 부벽루를 대림하고, 대동강 장림을 지내어, 송도를 들어가 만월대 광덕정 박연폭포 구경하고, 임진강 시각에 건너 삼각산에 올라 앉아 만호장안 구경하고, 지세를 살펴보니, 천룡의 대원맥이 중령으로 흘렀고, 금화 금성을 분별하야, 춘당 영춘 휘돌아 도봉 망월이 삼겼다. 문물이 빈빈하고, 시속이 희희하야 만만세지금탕. 전라도는 운봉이요, 경상도는 함양이라. 운봉 함양 두 얼품에 흥보가 그곳 사는지라. 저 제비 거동을 보소.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 가로 물고, 남대문 밖 칠패거리 칠패 팔패 배다리 청파 애고개를 넘어 동작강을 월강. 남태령 고개를 넘어, 두 쭉지를 쩍 벌리고 번뜻 수루루 높이 떠서

 

[중중모리] 문전을 당도하야, 흥보 문전을 당도하야, 당상당하 비거비래 편편히 노난 거동, 흥보가 보고 좋아라고 얼씨구나 떴다 내 제비야. 유월유수 얽힌 남기 유소차로 네 왔더냐? 북풍한창안비고 기러기 네가 되야, 평사낙안에 놀고 와? 원촌으 진촌 너 보내고, 욕향청산의 문두견, 소식이 적적 막연터니, 니가 나를 찾어와저 제비 거동 보소. 보은표 박씨를 입에다가 물고, 이리저리 나온다.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에서 넘논 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에서 넘논 듯, 집으로 펄펄 날아들어, 흥보 앉은 처마 끝어 들어갔다 나왔다 무엇이라 지지주지 우지주지 함지표지 우지배라. 찬찬히 살펴보니, 절골양각이 완연하고, 당사실로 감은 다리가 아리롱 까리롱 되야, 박씨를 떼그르르르르 던져 놓고, 백운간으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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