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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CD-111
서정민 판소리 수 궁 가
THE PANSORI ?ugungga PERFORMED BY SEO JEONG-MIN
1. 초입~약성가 Choip to Yakseongga 12:30
2. 용왕탄식 Yongwang-tansik (Sigh of the Dragon King) 07:37
3. 토끼화상 Toggi-hwasang (Portrait of the Rabbit) 03:18
4. 고고천변 Gogo-cheonbyeon 05:17
5. 별주부 수궁풍경자랑 Byeoljubu Sugung-punggyeong-jarang 08:31
6. 범피중류 Beompi-jungnyu 10:16
7. 수궁풍류 Sugung-pungnyu 04:12
8. 별주부주달~토끼 세상나오는 대목 Byeoljubu-judal to Toggi Sesang-naoneun Daemok 09:34
9. 초동신세~토끼 꾀 타령 Chodong-sinse to Toggi Ggoe Taryeong 05:51
Total running time: 67:45
고수: 김청만(01~04) 정화영(05~09)
Barrel drum players: Kim Cheong-man / Jeong Hwa-yeong
<서정민 수궁가> 음반 발매를 축하하며
“어쩌면 저리도 똑같을 수 있을까!” <서정민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감상한 후, 판소리 귀명창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친 말이다. 현재 서정민 선생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판소리 예술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안숙선 교수의 제자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의 소리, 그의 몸짓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안숙선 선생님의 모습을 귀명창들이 놓칠 리 없었다. 서정민 선생의 수궁가 완창 발표회는 이미 끝났지만, 필자의 뇌리에 당시 이야기가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은 아마도 근자에 보기 힘든 열창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사실 필자는 서정민 선생의 수궁가 공연에서 사회를 맡았었는데, 처음에는 사회 보는 것을 고사하였었다. 그러나 결국 <서정민 수궁가 완창 발표회>의 사회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사유는 이랬다. 서정민 선생은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 졸업논문으로 여러 판제의 수궁가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였던 바, 그 연구 결과를 실제 소리로 보여주고자 한다는 의지를 피력하니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서정민 수궁가 완창 발표회>에서 서정민 선생이 부른 수궁가는 정광수제 수궁가였다. 정광수 명창은 전라남도 나주 출생으로, 판소리 명창이었던 조부 정창업에게 소리를 배우고, 이후 유성준으로부터 수궁가와 적벽가를 배웠다. 1930년대 중반 서울로 올라와 이동백에게서 적벽가 일부 대목을 배워 그 소리를 전승하였고, 1930년대 조선성악연구회를 비롯하여, 동일창극단 등에서 창극 보급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해방 이후 적벽가로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가 되어 후학들을 길러내었다.
서정민 선생이 정광수 명창께 소리를 배운 것은 행운이었다. 국내 유일의 가·무·악 총합 교육기관인 국립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1기생으로 입학하여 정광수 명창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소리에 입문하여 이일주 명창에게서 소리를 배우며 판소리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던 서정민 선생은 전주예술고등학교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하였다. 그리하여 그녀는 당대 최고 명창인 안숙선 교수와 정광수 명창께 소리를 배우게 된다. 학사과정에 해당하는 예술사 과정을 졸업한 서정민 선생은 석사학위 과정인 예술전문사로 진학하여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재원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그는 1999년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발표회를 시작으로 2000년 프랑스에서 파리 태양극장 초청 공연을 하고, 2001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발표한 창작음악극 <영원한 사랑, 춘향이>에서 춘향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으며, 2004년에는 국립국악원 주최의 <신세대 명창 5인전>에 초청되어 춘향가를 불러 많은 음악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공연에 참여하여 자신의 소리실력을 보여 주었으며, 유수의 콩쿨에서 우수한 입상실적을 보임으로써 이미 그의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에 서정민 선생이 부른 정광수 수궁가는 유성준에게서 배운 것임을 앞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광수 명창은 말년에 유성준의 소리에다 어릴 때 배웠던 서편제 수궁가와 정응민에게서 배운 보성소리 수궁가를 참작하여 별도의 수궁가를 만들었다. 이렇게 짜여진 정광수 수궁가는 어떠한 수궁가보다도 완성된 느낌을 준다. 옛판과 새판이 함께 어우러지는 수궁가가 바로 정광수 수궁가인 것이다.
서정민 선생은 이번 공연을 위해 정광수 명창에게서 수궁가를 학습한 안숙선 교수으로부터 많은 지도를 받았다. 지면을 빌어 훌륭한 완창 발표회를 가능케 한 안숙선 교수께 청중의 한 사람으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1세기 판소리의 미래를 약속하는 젊은 명창 서정민 선생의 당시 공연 실황을 이번 음반에 담게 되었다. 필자는 서정민 선생의 공연을 보면서 분명 자신만의 소릿길을 찾아 가고 있는 미래의 대명창의 모습을 보았다. 서정민 선생이 공연 실황을 음반으로 내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을 때 필자는 다시 한 번 기대감에 부풀었다. 이 음반은 개인의 이력도 되겠지만, 판소리 역사에 남을 자그마하지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소리에 만족할 수 있는 명창이 몇 되지 않는 것처럼, 서정민 선생 역시 음반 작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더 좋은 소리를 녹음하지 못했다는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이 음반은 그녀가 정통 소리를 녹음함에 있어 첫 걸음마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좋은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줄 것이라 기대해 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이 진 원
서 정 민
학력
1998. 02 전주예술고등학교 전체 수석 졸업
2002. 02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예술사과정 졸업
2004. 02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예술전문사과정 졸업
주요 공연 및 수상
1999. 09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발표회(상설무대 우리소리)
2000. 02 파리 태양극단 초청 공연(프랑스)
2001. 05 동아 국악콩쿠르 판소리 일반부 은상
2001. 05 남원춘향제 국악 경연대회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
2001. 12 창작음악극 '영원한 사랑, 춘향이' 춘향역(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002. 08 ‘2002 글로벌 댄스 페스티벌, 뒤셀도르프' 한국대표 공연(독일)
2003. 12 서정민의 소리발표회 ‘?音’공연(한국문화의 집, KOUS)
2003. 12 해설이 있는 판소리 “춘향가”공연(전주 전통문화센터)
2004. 05 장흥 전통가무악 대제전 명인명창부 최우수상(국무총리상)
2004. 07 국립국악원 주최 신세대명창 5인전 “춘향가”발표(국립국악원)
2006. 05 판소리 수궁가 완창발표회(성남아트센터 앙상블씨어터)
2006. 05 Dano: 2006 Korea Breeze; Oxford, Cambridge, London 공연(영국)
2006. 08 제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연(제천시 청풍문화재단지 )
2006. 11 해설이 있는 판소리 “춘향가” 공연(전주 전통문화센터)
사사 : 이일주(춘향가·심청가·흥보가), 안숙선(적벽가·수궁가)
現,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출강
수궁가 사설
01 초입 - 약성가
<아니리>지정 갑신년중 하지절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 새로 짓고 대연을 배설하야 삼해 용왕을 청래허니 군신빈객이 천승만기였다. 개성연어구중허고 격금고이영가로다. 주륙에 잠기어 이삼일 즐기더니 남해 광리왕이 영해천열풍을 복중에 과히 쐬어 졸연득병하야 수부조정 문무제신이 황황분급허고 주야로 시의 치병허되 소무회춘지도하고 난무명의지방이라. 용왕이 자탄을 허시는디,
<진양>탑상을 탕탕 뚜다리며 신세자탄 울음을 운다. “천무열풍 좋은 시절 해불양파 태평헌디 용왕의 기세로되 괴이한 병을 얻어 남해 수궁 높은 궁궐 벗없이 누었은들 어느 누가 날 살이리요? 의약만세 신농씨와 화타 편작 노월의어 그러한 수단 만났으면 나를 구원허련마는 이제는 하릴없구나. 답답헌 나의 회포를 어느 뉘계다 하소허리.” 웅장헌 용성으로 신세자탄 허는구나.
<아니리>이렇듯 자탄하실 적에 하루는 선의 도사가 하늘에서 내려오시는디, 꼭 이렇게 내려오겄다.
<엇머리>현황 홍문이 궁전을 뒤덮고 표풍세우가 사면으로 두루더니 선의 도사가 학창의 떨쳐입고 공중의 내려와 재배이진왈, “약수 삼천리어 해당화 구경과 백운 요지연의 천년벽도를 얻으랴고 가옵다가 풍편의 듣사오니 대왕의 병세가 만만위중타기로 뵈옵고저 왔나이다.”
<아니리>도사예필 좌정후에 용왕이 왈, “도사께서는 황탄한 나의 병세 특효지약을 가르쳐 주옵소서.” 도사 왈, “우선 맥을 보사이다.”
<자진머리>왕이 팔을 내어주니 도사 맥을 볼제. “심소장은 화요, 간담은 목이요, 폐대장은 금이요, 심방광 수요, 비위는 토라. 간목이 태과하야 목극토허니, 비위가 상하옵고 담성이 심허니 심경이 미약허고, 폐대장이 왕성허니 간담경이 자진이라. 방서 일렀으되 비내일신지 조종이요, 담은 내일신지 표본이라. 심정즉만병이 식허고 심동즉만병이 생하오니 심정 곧 상하오면 무슨 병이 아니 나리. 오로 칠상이 급하오니 보중탕으로 잡수시오.” 숙지황 위군허여 닷돈이요, 산사육, 천문동, 세신을 거토허고 육종용, 택사, 앵속각 각 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전반 연용이십여첩을 쓰되, 효무동정이라. 설사가 급하오니 가감백출탕을 잡수시오. 백출을 초구하야 서돈이요, 사인을 초구하야 두돈이요, 백복령, 산약, 오미자, 회향, 당귀, 천궁, 강활, 목통 각 한돈 감초 칠푼 수일승전반 연용삼십여첩 쓰되, 효무동정이라. 양감이 급하오니, 가미강활탕을 잡수시오. 마황 두돈, 진피, 강활, 방풍, 백지, 천궁, 창출, 승마, 갈근, 세신, 감초 각 오푼 수일승전반 연용사십여첩을 쓰되, 효무동정이라. 신농씨 백초약을 갖가지로 다 쓰다가는 지러 먼저 죽을테니 약?! ? 한테 많이 모아 가마에 많이 다려 한번에 먹어보자. 약을 한테 모일적어 인삼은 미감허니 대보원기허고 지갈생진허고 조영양위로다. 백출은 감온허니 건비강위허고 제사제습허고 겸치담비라. 감초는 감온허니 구직온중허고 생직사하로다. 청심환, 소합환, 팔미환, 육미환, 경옥고, 자음경옥고, 백복령, 적복령, 대황, 망초, 창출, 백출, 소렵, 방풍, 진피, 계피, 반하, 계향, 육계, 단사, 차전, 연실, 시호, 전호, 목통, 인삼, 천문동, 맥문동, 매실, 오미자, 감초, 지초, 가미유군자탕, 청서육화탕, 이원익기탕, 청풍보음탕, 백사 위령탕, 신농씨 백초약을 갖가지로 다 써봐도 효무동정이라. 효험이 없으니 침구로 다스릴제, 천지지상경이니, 갑일갑술시에 담경, 유주를 주고, 을일유시에 대장경, 삼양을 주고, 영구로 주어보자, 일 신맥, 이조해, 삼 외관, 사 임읍, 오 손공, 육 공손, 칠 후계, 팔 내관, 구 열결, 삼기를 붙여 팔문과 좌맥을 풀어주되. 효험이 없으니, 십이경 주어보자. 승장, 염천, 천돌, 구미, 거궐, 상완, 중완, 하완, 신궐, 단전, 곤륜을 주고, 족태음비경 삼음교, 음능천을 주어보되, 아무리 약과 침구를 쓰되 병세 점점 위중터라.
<아니리>도사는 신통한 도사인바, 한번 진맥하고 알지 못하야, 여러 가지 약을 시험하여 써 보았으리가 없지마는 병론이 이러하다는 백약의 이치를 명증한 바라. 용왕의 맥관을 다시 한번 살펴 여쭈겄다.
<단중머리>도사 맥을 다시 볼 제, “맥이 경동맥이라. 비위 맥이 상하오니 복중으로 난 병이요. 복중이 저려 아프기난 화병으로 난 병인디 음양풍병이라. 여섯 가지 기운이 동하야 손계신진은 정음이요 진경해미난 정양이라. 음허화동어 황달을 겸하였사오니, 진세산간어 토끼 간을 얻으면 차효가 있으려니와, 만일 그렇지 못하오면 염라대왕이 동성삼촌이요, 동방삭이가 조상이 되드라도, 누루황, 새암 천, 돌아갈 귀.”
02 용왕탄식
<아니리> 도사 왈, “대왕은 진이요, 토끼는 묘온디, 묘을손은 음목이요, 간진술을 양토라. 목극토허였으나 갑인진손대강수요, 진간사산원속목이라. 수생목하였으니, 어찌 약이 아니 되오리까? 즉시 회춘하오리다.” 용왕이 듣고 기가 맥혀,
<진양조>왕 왈, “연하다. 수연이나 창망헌 진세간어 벽해만경 밖에 백운이 구만리요, 유사 이래로 유현이 노수허다. 석자어 진시황은 만승지위염으로 장생불사허랴 허고 동남동녀 오백인을 허송삼산헌 연후어 수명장단재천이라, 여산 송백 울울창창 산첩고분 황제묜디 토끼라 허넌 짐승은 해외일월이 밝은 세상 백운 청산 무정처로 시비없이 다니는 짐생을 내가 어찌 구하드란 말이요? 죽기는 내가 쉽사와도 토끼 구할길은 없사오니 다른 약명을 일러를 주오.”
<중머리>왕이 똘똘 탄식헌다. “남의 나라는 충신이 있어 활고사군 개자추와 광초망신 기신이는 죽을 임군을 살렸건만, 우리나라는 충신이 있어도 어느 누가 날 살이리요?” 그때 조정이 모도 공론헐제 정언 잉어가 여짜오되, “세상이라 허는 것은 인심이 소박하야 지혜 용맹 없는 자는 성공을 못허리다.” “승상 거북이 어떠하뇨?” “승상 거북은 지략이 넓사오나 복판이 모도다 대몬 고로, 세상을 나가오면 인간들이 잡어다 복판 떼어 대모, 장도, 미리개살착, 탕건 묘뚜기, 주일쌈지끈까지 대모가 아니면 헐 줄을 모르오니 보내지를 못허리다.”
03 토끼화상
<아니리>용왕이 보시고, “충야라, 충야라. 주부지충이로다. 그러하나 우리 수국 충신들이 세상 사람의 고기밥이 된다 허니, 그 아니 원통하느뇨?” 별주부 여짜오되, “소신은 사족을 구비하야 강상의 높이 떠 망보기를 잘 하와 인간의 봉패는 없사오나 해중지소생으로 토끼 얼굴을 모르오니 화상 하나만 그려 주사이다.” “글랑 그리 허여라.”
<중중머리>화사자 불러라. 화공을 불러들여 토끼 화상을 그린다. 동정유리청홍연, 금색추파 거북 연적, 오징어로 먹 갈어 양두화필을 덥뻑 풀어 단청채색을 두루 묻혀서 이리 저리 그린다. 천하 명산 승지간 경계 보던 눈 그리고 두견, 앵무 지지 울 제 소리 듣던 귀 그리고, 난초, 지초 왼갖 행초 꽃 따먹던 입 그리고, 봉래, 방장 운무 중어 내 잘 맡든 코 그리고, 대한 엄동설한풍, 방풍허던 털 그리고, 만화방창화림중 펄펄 뛰던 발 그리고, 두 귀난 쫑긋, 눈은 도리도리, 허리는 늘씬, 꽁댕이 묘똑, 좌편 청산이요, 우편은 녹순디, 녹수청산의 에굽은 장송, 휘늘어진 양류 속, 들랑달랑, 오락가락, 앙그즈츰 기난 토끼 산중퇴, 월중퇴, 화중퇴 얼풋 그려 아미산월의 반륜퇴 이어서 더할소냐? “아나 였다, 별주부야. 니가 가지고 나가거라.”
04 고고천변
<중중머리>수정문 밖 썩 나서, 고고천변일륜홍 부상에 높이 떠 양곡의 잦인 안개 월봉으로 돌고 돌아 어장촌 멀어 있고 호양봉 구름이 떴다. 노화는 다 눈 되고, 부평은 물에 둥실, 어룡은 잠자고, 자고새 펄펄 날어 동정여천의 파시추 금색 추파가 여그라. 앞발로 벽파 찍어 당겨 뒷발로 창랑을 탕탕, 이리 저리 저리 요리 앙금덩실 떠 사면 바라보니, 지광은 칠백리요 파광은 천일색이라. 천애무산 십이봉은 구름 밖으가 멀고, 해외소상 일천리 눈 앞에 경이로다. 오초는 어이하야 동남으로 버려있고, 건곤유유하야 일야의 둥실 떠 남훈전 달 밝은디 오현금도 끊어지고, 낙포로 둥둥 가는 저 배, 쪼각달 무광 속어 초회왕의 원혼이요. 모래 속에가 장신하야 천봉만학을 바래봐. 만경대 구름 속 학선이 울어 있고, 칠보산 비로봉은 허공에 솟아 계산파무울차아 산은 층층층 높고, 경수무풍야자파. 물은 풍풍 찧고 먼산 우루루루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동동, 장송은 낙락, 늘어진 잡목, 펑퍼진 떡갈, 다리 몽동 칡 넌출, 머루, 다래, 으름 넌출, 능수버들에 벚나무, 오미자, 치자, 감과 대추 갖인 과목 얼크러지고 뒤틀어져서 구부 칭칭 감겼다. 어선은 돌! 아들고, 백구는 분비, 갈매기, 해오리, 목포리, 원앙새, 강성두룸 수많은 떼 고누, 소호청양기관허든 만수문전의 봉황새, 양양창파 점점 부 사랑 허다고 원앙새, 칠월칠석 은하수 다리 놓던 오작이요, 목포리, 해오리, 너수, 징경새, 아옥따옥 이리저리 날아들제 또한 경계를 바래봐. 치어다보니 만학천봉이요, 내려 굽어보니 백사지장에 구부러진 늙은 장송, 광풍을 못 이기어서 우줄우줄 춤을 출제. 원산은 암암, 근산은 중중, 기암은 주춤, 매산이 울어, 절기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물이 주르르르르 저 골물이 퀄퀄, 열이 열 두 골물이 한 트로 합수쳐, 천방자지방자 얼턱져 구부져 방울이 버큼져,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꽝꽝 마주 때려, 대해 수중으로 내려가느라고 버큼이 북적, 물너울이 뒤뚱, 워르르르 꿜꿜 뒤둥그러져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아마도 네로구나. 이런 경계가 또 있나?
05 별주부 수궁풍경 자랑
<진양>“우리 수궁 별천지라, 천양지간에 해유최대허고 만물지중에 신위최영이라 무변대해 천여간 집을 짓고, 유리 기둥, 호박 주초, 주란화각이 반공의 솟았넌디, 우리 용왕 즉위허사 만조정이 구족허고 백성이 안락이라, 앵무 금잔 천일주와 천빈옥반 담은 안주, 불로초 불사약을 싫도록 먹은 후에, 일등 미색, 갖인 풍악을 대웅선에다 가득 실고 자연거수승거산이라 요지로 돌아드니, 칠백리 군사는 물 속에 벌어 있고 십리사장 해당화는 약수에 붉었도다. 해내태평 월청명추강산 어적 소리로 화답허고, 경수, 위수, 낙수, 회수, 양진, 포진, 해원, 소상 혹거혹래 왕래헐 적에, 적벽강 소자첨과 채석강 태백 흥미, 이런 재미를 알았으면 이 세상의 있을 손가? 원컨대 퇴 선생도 나를 따라 수궁을 들어가면, 훨씬 벗인 저 풍골에 좋은 벼슬을 헐 것이요, 미인미색을 밤낮으로 다리고 만세동락 헐 것이니 염려 말고 따라를 갑세.”
<아니리>토끼가 듣더니, “대체 좋기는 좋소. 원일견지수궁이요. 나 두말 말고 따라 갈라요.” “그러하면 갑시다 그려.” 토끼가 정든 고국산천을 버리고 가랴허니 마음이 일희일비로 남해 수변을 내려가는디.
<중머리>자라 앞에 앙금앙금, 토끼는 뒤에서 깡짱깡짱 원로수변으로 내려갈제. 건넌 산 바우 틈에 여호란 놈이 나앉으며, “여봐라 토끼야.” “왜야?” “너 어디 가느냐?” “오, 나 별주부따라 수궁에 벼슬하러 간다.” “허허, 자식 실없는 놈. 불쌍허구나, 저 퇴공아. 녹록한 네 놈 마음 말려 무엇 허랴마는, 고인이 이르기를 ‘퇴사호비’라 허였으니, 너와 나와 이 산중에 암혈의 질 들이고 인처에 같이 놀아, 잠시 이별을 마자허고 풍월로 벗을 삼고 비 오고 안개 낀 날 발자취 서로 찾어 동서산의 동유상통 일시 이별을 마잤더니, 저 지경이 왠일이냐? 옛말을 못 들었나? 칼 잘 쓰는 위인 형개, 역수한풍 슬픈 수개 장사일거 계 못 왔고, 천추 원한 초회왕도 진 무간에 한번 가서 다시 오지를 못하였으니, 가지마라, 가지마라. 수궁이라 허는 디는 한번 가면 다시 못 오느니라. 위방불입 난방불거, 수궁 천리를 가지마라.”
06 범피중류
<아니리>토끼가 물을 보더니, “아이고, 저 물봐라. 여보 별주부, 내가 저 물속에 들어가서 훈련대장은 말고 용왕노릇 하라 한다 허여도 나 저 물 무서워 못 가겄소.” 별주부 기가막혀, “얘이 순 잡녀러 자식아, 벼슬허러 가자는디 용댕기 뒷줄 댕기듯 너무 잔이 자센다. 올테면 오고 말테면 썩 가거라!” 별주부가 물로 들어가서 둥실둥실 멋있게 헤엄을 치고 놀며, “아, 이 시원허고 오직 좋으냐? 무엇이 무서워야?” 토끼가 가만히 보더니, “여보 별주부, 좋은 수가 하나 있소. 내가 저 물속에 내 뒷 발목을 담궈 보아 물이 발목 물만 치면 가려니와 더 깊으면 실상 나는 못 가오.” “아, 그렇게 허시오.” 토끼가 버드나무 가지를 잡고 “자, 내 뒷 발목 어디만큼 닿는가 한번 보시오. 어디만큼 닿는가 한번 보시오!” 이러헐제, 별주부는 물에서는 나는 짐승이라. 편전 살같이 수루루루 들어가 토끼 뒷 발목을 콱 물고 물속으로 울렁울렁울렁 끄서 놓니, “아이고 이놈아, 이것 좀 놔라. 나 숨 맥혀 죽겄다.” “이놈아, 입 버리지 마라. 짠 물 들어가면 지려 죽는다. 내 등에 가만히 업혀서 소상팔경 구경이나 하고 들어가세.”
<진양>범피중류 둥덩둥덩 떠나간다. 망망헌 창해이며 탕탕헌 물결이로구나. 백빈주 갈매기는 홍요안으로 날아들고, 삼상의 기러기는 한수로 돌아든다. 요량헌 남은 소리 어적이 이연마는 곡종인불견의 수봉만 푸르렀다. 애내성중만고수는 날로 두고 이름인가? 장사를 지내어 가태부 간 곳이 없고, 멱라수를 바라보니 굴 삼여 어복충혼 무량도 허시던가? 황학루를 당도허니, 일모향관하처시오, 연파강상의 사인수는 최호의 유적이요, 봉황대를 당도허니 삼산반락청천외요, 이수중분백로주는 이태백이 노든 데요, 심양강 돌아드니 백낙천 일거후에 비파성도 끊어졌다. 적벽강을 그저 가리. 소동파 노든 풍월 의구하야 있다마는, 조맹덕 일세지웅이금으 안자재, 월락오제 깊은 밤에 고소성외 배를 매고 한산사 쇠북 소리는 객선에 댕댕 떨어진다. 진회수를 바라보니 연롱한수월롱사헐 제, 생여는 부지망국한허고 격강유창후정화만 부르더라. 소상강 들어가니 악양루 높은 집은 호상에 높이 떴다. 점점 수궁을 들어갈 제, 동으로 바라보니, 삼백척 부상 가지 일윤홍이 어리었고, 바다가 뒤끓으며 어룡이 싸우는 듯 수진남천 둘렀는디, 서으로 바라보니 서천서역 연! 화 세계, 삭발일체대사들이 경문 놓고 설법헌다. 한 곳을 당도허니 금계 소리가 쨍쨍 은은히 들리거늘, 토끼가 눈을 들어 가만히 살펴보니 백옥 현판에 황금 대자로 “남해 용궁 수정문”이라 둥두렷이 새겼거날.
07 수궁풍류
<아니리>용왕이 들어본 즉 이치가 그럴 듯 하야, “네 여봐라, 토끼 해박하라.” 토끼를 해박하야 어전 앞에 가까이 앉히고, “여보 토선생, 짐이 아까 그대에게 헌 말을 그대가 훈련대장을 하게 되면 시석중에 불분상사허고, 다닐지 못 다닐지 담력 보느라고 허는 말이니 조금도 섭섭이 아지 마오.” 토끼가 속으로는 용왕 배 딸 마음 있는디, “무슨 그럴 리가 있소리까?” 토끼를 위하야 음식을 채렸는디, 자하주, 천일주, 기린포로 안주 놓고, 앵무 잔 유리병에 천일주 가득 부어, 용왕이 주인지도리로 먼저 한잔 자신 후에 토끼가 이 삼배 들어놓니, 술이 담뿍 취해 가지고 용왕의 자를 제 손수 만들어 가지고 “여보시오 용왕님, 소퇴 평생에 이러한 대접은 처음이옵니다. 죄를 짓는 일이오나 용왕님을 용겸이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용겸이? 좋지 좋아. 오늘같이 좋은 날 나도 퇴겸이라고 헐라요.” “여보시오 용겸이.” “아 퇴겸이 뭣 헐라는가?” “ 여보시오 용왕님, 내가 전일에 동의보감을 책권이나 읽어보았으되 토끼 간이 약이 된단 말을 금시초문이요. 아차차차 춘치자명이로고. 여보시오 용왕님, 수궁 풍류나 한번 들려 주시오.” 뜻밖에! 풍류를 갖추어 한편의 풍악이 낭자헐제,
<엇머리>왕자 진에 봉피리, 곽처사 죽장고 정저꿍저꿍, 석연자 거문고 살지덩지둥덩둥, 장양의 옥퉁소 띠띠루리루, 해강의 해금이며, 고개고개고개 완적의 휘파람, 적타고 취홍적, 능파사, 봉황사, 우의곡, 채련곡을 곁들여서 노래헐 제, 낭자헌 풍악 소리 수궁이 진동헌다. 토끼가 신명내어, “약일레라, 약일레라, 약일레라. 나의 간이 약이여. 위수의 강태공도 내 간 씻은 그 물 먹고 궁팔십 달팔십 일백육십세 살았고, 팽조와 동방삭도 내 간 조끔 달라기에 팥 낱만큼 드렸더니 삼천 갑자 살았으며, 태평으로 누르시니 어찌 아니 약이여? 약일래라, 약일래라 약일래라. 나의 간이 약이여.”
<중중머리>앞 냇 버들은 청포장 두르고, 뒤 냇 버들은 뚜룩장 둘러, 한 가지는 찌어지고 한 가지는 늘어져, 춘광춘우를 못 이기어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흔들흔들 흔들흔들 춤을 출제. 어머니는 동우를 이고 아버지는 동우를 지어, 노고지리지리지리 노고지리, 앞 발 번쩍 취켜 들고 촐랑촐랑 노닌다.
08 별주부 주달 - 토끼 세상 나오는 대목
<아니리>저 대장 금군장 병치란 놈이 토끼 뒤를 졸졸 따라 다니다가 촐랑거리는 소리를 듣고, “옛기, 토끼 뱃속에 간 들었다!” 허고 외쳐 놓니, 토끼가 깜짝 놀래, “어느 시러베 아들 놈이 내 뱃속에 간들었다 허느나? 내가 빈 속에다 술잔간이나 먹었더니 뱃속에서 똥댕이가 떠서 촐랑거리는 소리다 이 녀석아!” 토끼가 생각 허니 ‘군자는 가기이지방이라’ 속인 김에 얼른 도망치는 것이 옳다 허고, “용왕님전 아뢰오. 제가 세상을 빨리 나가 간을 얻어 용왕님의 환후를 회춘케 허오리다.” “별주부는 들으라. 네 퇴공을 모시고 세상을 나가 간을 가져오도록 하여라.” 별주부 기가맥혀, 말없이 앉었다가 토끼 뱃속에 분명히 들어 있는 간을 용왕이 속으신 모양이라. 기가맥혀, 원통한 말을 한번 해 보는디,
<중중머리>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별주부가 울며 여짜오되, “토끼란 놈 본디 가사허오. 일루충성을 다 하와 산에 올라 잡은 토끼, 뱃속의 달린 간 아니 내고 보면 초목금수라도 비소할 일이오. 맹학을 칠종칠금허든 제갈량의 재주 아니어든 한번 놓아 보낸 토끼를 어찌 다시 구허리까? 당장의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면 좋으려니와, 만일 간이 없거드면 소신의 구족을 멸하여 주옵고 소신을 능지처참 허드래도 여한이 없사오니, 당장의 배를 따 보옵소서.” 토끼란 놈 기가 맥혀 깡짱 뛰어 나앉으며, “네 이놈 별주부야, 너 날과 무슨 웬술러냐? 왕명이 지중커든 내가 어찌 기망허리. 옛일을 니가 모르느냐? 하걸이 학정으로 용방을 살해고 미구에 망국이 되었으니, 너도 이놈 내 배를 따 보아 간이 들었으며는 좋으려니와, 만일 간이 없고 보면 원통한 나의 혼백 너의 나라 사귀가 되어 너의 용왕 백년 살디 하루도 못 살 테요, 너의 수궁 만조백관 한날 한시 모도다 몰살 시키리라 아나 였다, 배갈라라. 아나 였다 배 갈라. 아나 였다, 배 갈라라. 똥 밖에는 든 것 없다. 내 배를 갈라 내보아라.
<아니리>용왕이 듣고 대경허여, “네 여봐라, 다시는 토선생을 해하는 자가 있으면 정배축출을 허리라.” 별주부 하릴없이 토끼를 등에 업고 세상을 다시 나오는디,
<진양>“가자 가자. 어서 가자. 이수를 지내어 백로주를 어서 가자. 고국 산천이 어드 메뇨? 삼산 밖에 멀어 있고, 일락장사추색원허니 부지하처조상군고?” 한 곳을 당도허니 한 군자 서있으되 푸른 옷 입고 검은 관 쓰고 문왈, “퇴공이 하이지차하오?” 토끼가 대답허되, “회족청산허니 간불과수일이요, 탁족무릉도원허니 태불과봉황이라. 소무지식허고 오매평생이라.” 함외장 강공자류는 등왕각이 여기로구나.
<중중머리>백로주 바삐 지내 적벽강을 당도허니, 소자첨 범중류 동산성 달 떠온디 두우간의 배회허여 백로횡강을 함께 가. 소지노화월일선 추강 어부 빈 배 기경선자 간 연후, 공명월지단단 자라 등에다 저 달 실고 우리 고향을 어서 가. 환산농명월 원해 근산 좋을시고. 위수로 돌아드니, 어조허든 강태공 기주의 조대런가? 은린옥척뿐이라. 벽해수변을 당도하야 깡짱 뛰어내려서 모르는 체로 가는 구나.
<아니리>토끼가 산천에 내러서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깡짱깡짱 올라가거늘, 별주부 기가 맥혀 “여보 퇴공, 간 좀 빨리 좀 갖다 주시오?” 가던 토끼가 뒤를 훽 돌아다보더니 욕을 한번 퍼대는디.
<단중머리>“에기, 시러베 발기를 할 녀석, 뱃속에 달린 간을 어찌 내고 들인단 말이냐? 미련허드라, 미련허드라. 너그 용왕님이 미련허드라. 너의 용왕 실겁기 날 같고 내 미련키 너의 용왕 같거드면 영락없이 죽을 것을, 내 밑 궁기 셋이 안 있으면 내 목숨이 어찌 살아 날그나? 내 돌아간다, 내 돌아간다. 백운청산으로 내 돌아간다.”
09 초동신세 - 토끼 꾀 타령
<아니리>“어따, 죽고 살기는 내 재주에 매였으니 쉬나 좀 담뿍이 실어주시오.” “오냐, 그래라.” 쉬파리 떼가 웽 허고 달려들어 토끼 등에다가 쉬를 빈틈없이 실고 또 웽 허고 날아 갔겄다. 토끼란 놈은 쉬 한 짐 짊어지고 죽은 듯이 엎졌을제, 그때여 초동목수 아이들이 낫 갈아 짊어지고 웨나리 소리 허고 올라오겄다.
<늦은 중머리>“어이가리너 어이가리너 어이가리너 너화로다. 어이가리너 너화로다. 태고라 천황씨는 목덕으로 왕 허시고, 수인씨 교인화식 어찌하야 마련되어 이리 곤케 하셨는가? 하나님이 사람 낼 제, 별로 후박이 없건마는, 우리는 무슨 연의 팔자로서 날 곧 새며는 지게 갈키 짊어지고 심산궁곡을 가드란 말이냐? 여보게 친구네들, 너는 게서 그골을 비고 나는 예서 이 골을 비어 부러진 잡목 떨어진 낙엽을 긁고 베고 엄뚱거려 힘 끝대로 허여다가 위부모처자를 내가 허여 볼거나? 어이가리너 너화로다. 어이가리너 너화로다.”
<아니리>한참 이리 올라오는디 그 중 설매기로 오던 사람이 느닷없이 소리를 지르며, “앗다 야들아, 그물에 토끼 걸렸다. 오늘 우리 잔치 잘 된다. 어서 불 피워라. 구워먹고 올라가자.” 한 놈이 썩 들어가서 토끼 뒷 다리를 쑥 빼들더니, “아, 이놈 걸린 지 오래됐다. 쉬를 담뿍 실어놨다.” 맨 뒤에 쫓아 온 목청 된 놈이 “야 이놈아, 썩었는가 맡어봐라!” 아 이놈이 냄새를 맡을 라면 토끼 머리 쯤 대고 맡았으면 잘 구워먹고 올라갈 것인디 재수가 없느라고 토끼 뒤 꽁무니에 대고 냄새를 맡어 논 것이, 이 꾀 많은 토끼 수국에서 잘 얻어먹고 몽그려 두었던 도토리 방구를 기척없이 쉬르르르르르르 뀌어 놓니, “아이고, 이거 걸린 지 오래다. 구렁이 썩는 냄새가 난다. 내 버려라. 내 버려!” 휙 잡어 던지니 토끼가 저 건너에가 깡짱 뛰어 내려서더니, “야 이놈들아, 내가 썩은 것이 아니라, 너의 두 눈들이 썩었다 이 놈들아. 내가 느그보담 더한 용왕도 속이고 살아 돌아왔는디 느그한테 죽을성 싶으냐? 내 노는 꾀 타령이나 한번 들어봐라.”
<중중머리>“관대장자한고조 국량 많기 날만 허며, 운주결승 장자방이가 의사 많기가 날만 해. 난세간웅에 조맹덕이가 꾀 만허기가 날 같으며, 신출귀몰 제갈량 조화 많기 날만해. 무릉도원 신선이라도 한가허기가 날 같으랴? 예 듣든 청산 두견이, 지지 운다, 각 새소리. 타향 수궁에 갔든 벗님 여기 달려서 내 왔네. 고국산천을 다시 보니 어찌 아리 아니가 반가우랴?” 기산 광야 넓은 곳, 금잔디 자르르르 깔린 디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깡짱 뛰어 놀며, “얼씨구 얼씨구 좋을시고. 얼씨구 절씨고 칠시구 팔시구” 거덜거리고 노닌다.
THE PANSORI Sugungga PERFORMED BY SEO JEONG-MIN
PROGRAMME
01 Choip to Yakseongga 12:30
02 Yongwang-tansik (Sigh of the Dragon King) 07:37
03 Toggi-hwasang (Portrait of the Rabbit) 03:18
04 Gogo-cheonbyeon 05:17
05 Byeoljubu Sugung-punggyeong-jarang 08:31
06 Beompi-jungnyu 10:16
07 Sugung-pungnyu 04:12
08 Byeoljubu-judal to Toggi Sesang-naoneun Daemok 09:34
09 Chodong-sinse to Toggi Ggoe Taryeong 05:51
Total running time: 67:45
Barrel drum players: Kim Cheong-man / Jeong Hwa-yeong
Recording: From the Live Performance at Seongnam Arts Center
Date: 13 May 2006
Sleeve note:Lee Jin-won
Production: TOPCD
Welcome to releasing the CD of Suggungga by Seo Jeong-min
Lee Jin-won (Prof. of 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the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Arts)
It is unbelievable to see that how could she perform Sugungga like her teacher!: that exclamation came
from the common consent among the pansori ?wi-myeongchang (lit. ?wi= ears, ?yeongchang(s)
=renowned or master vocalists, and denoting professional listeners or critics regarding to pansori
performances) after the concert of the complete version of Sugungga (lit. Song of Water Palace, and the
story of a clever rabbit), which is one of the Five Great pansori Repertoire, performed by Seo Jeong-min.
The phrase reflects that Seo from her performance authentically transmitted the Ahn Sook-seon? own
style of a vocal quality and bodily action, one of the contemporary myeongchangs, which pansori
manias would never miss it out. Seo Joeng-min is a pansori artist among the younger generation, and
she is teaching music at the 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the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Arts.
She has been a disciple of Ahn Sook-seon who is a professor at the School.
I was embedded in her accomplished performance, as it would be rare to listen to such a high standard
of performance as a young performer. Because I presided at her concert, I still bear in a vivid memory of
her performance in detail. I rejected playing such role first time, but after all I had to accept it. The
reason was that Seo Jeong-min insisted on me with her strong will that she is determined to
demonstrate the practice of that pansori repertory which is based upon her long and profound research
on it. The pansori Sugungga was her main subject that she has been studying in a variety of existing
pan-je (?an = abbreviation of pansori; ?e = version, mood, style) for her degree thesis as a professional
artist course.
Her performance of Sugungga at the recital was the Jeong Gwang-soo (1909-2003) je Sugungga. Born
in Naju, Jeollanamdo (southern Korea), Jeong Gwang-soo, one of the pansori myeongchang in the 20th
century, learned singing from his grandfather, Jeong Chang-eop, one of the master singers of the late
19th century, and then the pansori repertories, Sugungga and Jeokbyeokga (lit. Song of the Battle at
Jeokbyeok, and the story of valor and righteousness) from Yu Seong-jun (1874-1949), one of the
myeongchangs in the early 20th century. He went up to Seoul in the mid-1930s and studied part of
Jeokbyeokga with Yi Dong-baek, one of the Five myeongchangs in the early 20th century, and he
transmitted the Yi Dong-baek? version. He also made a great effort to popularise changgeuk (sung
drama) at the Dongil Changguek Company and so on, including the Joseon Seongak Yeonguhoi
(Institute for Korean Vocal Music) in the 1930s. After independence (1945), Jeong Gwang-soo was
designated as Art! s Holder of Jungyomuhyeongmunhwajae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Property) by
the government with the Pansori Jeokbyeokga in 1964. Since then he devoted his time and knowledge to
teaching and transmitting young people.
It was fortunate for Seo Jeong-min to have an opportunity to study pansori with such master singer,
Jeong Gwang-soo. Because she entered the School, the only Arts Institution in Korea that integrates the
song-dance-music as the totality, as the first student (ilgisaeng), she had a chance to study singing
with him who was then the teacher at the School. Seo Jeong-min showed her talent on singing from her
early age: she learnt singing from Yi Il-joo, master vocalist, and this basic vocal training provided her a
solid ground to be a pansori singer. She graduated from Jeonju Arts High School with the distinctive
grade and then entered the School as the best student. Thus Seo Jeong-min was able to learn the
repertory from the two myeongchangs - Jeong Gwang-soo and Ahn Sook-seon. During her College year
for the B.A. course, she made great progression in her artistic standard in both practice and theory. She
started to build up her performing career by holding her solo performa! nce for the Dongcho-je Pansori
Chunhyangga in 1999. She was invited to perform at the Taeyang Theatre in Paris, France in 2000; and
the following year she played the role of ?hunhyang for a newly composed music drama called ?orever
Love, Cunhyang sponsored by 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the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Arts,
and she received a great acclamation. In 2004 she performed Chunhyangga (Song of Chunhyang) in the
title of ?he Biography of the Five Young Myeongchangs hosted by Gungnipgugakwon, and she was paid
attention to the centre of those young master vocalists. Apart from those important concert, she
participated in a number of performances and displayed well her talent on the pansori singing. She also
won a number of competitions on the traditional arts part and was recognised as a promising artist.
As mentioned in earlier, each pansori repertory consists of a number of different lineages or transmitters
going back to the early 19th century, the Jeong Gwang-soo Sugungga that sung by Seo jeong-min
based on the version of Yu Seong-jun. However, Jeong Gwang-soo in his later year made his own
frame of Sugungga integrating the Yu Seong Ju? version into the Seopyeon-je Sugungga, whose version
was learned when he was young, as well as the Boseong sori (singing) Sugungga, whom he learnt
from Jeong Eung-min. Thus the version of the Jeong Gwang-soo je Sugungga is a result of the
combination of the old versions and new ones, which give more musically completed production than
any other existing versions of Sugungga(s).
Seo Jeong-min studied Sugungga with Ahn Sook-seon who learned it from Jeong Gwang-soo, for this
performance. I would like to attribute her successful performance to Ahn Sook-seon? devoted and
excellent teaching.
This CD derives from her live performance of Sugungga. From her performance, I saw her as the
prospective for the 21st pansori performer and as treating pansori her own way to recreate her vocal
style. Thus when she asked me about a matter of releasing her own CD based on the performance, I
was delighted that the release of her CD will make a wide range of audience and to listen to her singing
style. This CD will provide her own career as a pansori singer, and I am sure that it will certainly be a
valuable recording material as an ?uthentic interpreting Sugungga in the history of the pansori
performances.
As most myeongchangs never be satisfactory with their performances on recordings, Seo Joeng-min
also was not satisfied with her singing during the process of her recording. I hope this CD will help her
big leap towards the maturity of musicianship as a pansori artist.
Profile of Seo Jeong-min
EDUCATION
February 1998 Graduated in distinctive grade from Jeonju Arts High School
February 2002 M.A. for Artist Course on Korean Music at 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Arts, the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Arts
February 2004 Graduated from the Professional Artist Course at the same Institution above
PERFORMANCE CAREER & AWARDS
September 1999 Solo performance for the Dongcho-je Pansori Chunhyangga (Permanent Stage,
Wurisori)
February 2000 Invited performance at the Taeyang Theatre in Paris (France)
May 2001 Silver Prize for the Adult Pansori Part at Dong? Gugak Competition
May 2001 Grand Prix for the Adult Pansori Part at Namwon Chunhyangje Gugak Competition
December 2001 Performing the role of Chunhyang for a new music drama, ?orever Love, Cunhyang
(Haeoreum Theatre, Gungnip Theatre)
August 2002 2002 Global Dance Festival in Dusseldorf, as a Korean Music Delegate (Germany)
December 2003 Recital - ?eo Jeong-min? Sori - Cheoeum ?音 (KOUS)
December 2003 Pansori Chunhyangga with Talk (Jeontongmunhwa Center, Jeonju)
May 2004 Grand Prix (Prime Minister Award )for the Myeongin Myeongchang Part at the Great Traditional
music-Song-Dance Festival in Jangheung
July 2004 Chunhyangga in the title of ?he Biography of the Five Young Myeongchangs
(Gungnipgugakwon)
May 2006 Recital for the Complete Version of Pansori Sugungga (Ensemble Theatre, Seongnam Arts
Center)
May 2006 Dano: 2006 Korea Breeze; Oxford, Cambridge and London (England)
August 2006 Performed at the 2nd Jecheon International Music and Film Festival (Cheongpung Cultural
Complex, Jecheonsi)
November 2006 Pansori Chunhyangga with Talk (Jeontongmunhwa Center, Jeonju)
She studied singing and pansori with Yi Il-joo for the repertories of Chunhyangga, Shimcheongga and
Heungboga, and Ahn Sook-seon for Jeokbyeokga and Sugungga.
She is currently teaching music at the School of Korean Traditional Arts, the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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